■ 한국의 100대 명산 : 주왕산 (周王山 721m) 경북 청송군
석병산으로 불리울 만큼 기암괴봉과 석벽이 병풍처럼 둘러서 경관이 아름다우며 국립공원으로 지정(1976년)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대전사(大典寺), 주왕암이 있음. 주왕굴을 중심으로 남아있는 자하성의 잔해는 주왕과 고려군의 싸움의 전설이 깃들여 있는 곳으로 유명
어버이날을 맞아 어머니께 건강검진을 해 드리려고 서울로 모셨다.
금요일에 건강 검진을 마치고, 어머니도 집에 모셔다 드릴 겸 고향인 봉화로 내려갔다.
집에 내려간 김에 가까운 주왕산에 다녀오기로 했다.
그런데 막둥이가 좀 뾰루퉁하다.
얼마 전 어린이날 선물로 '닌텐도DS'를 원했는데, 어머니께서 사주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어머니께서는 막내에게 네가 돈을 모아서 사라며, 우선 2만원을 주셨다고 한다.
나는 녀석에게 제안을 하나 했다.
'형님이랑 산에 1번씩 가면, 1만원씩 줄게~'
그렇게 막내를 꼬드겨 부모님과 함께 주왕산으로 향하게 되었다
봉화에서 청송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국립공원답게 잘 정비되어 있는 주차장과 안내소가 맘에 든다.

안내소에 들어가보니, 동서울로 가는 버스가 바로 있는 듯 했다. 버스편도 하루 6편 정도로, 꽤 있는 편이다.
나는 하산 후 여기서 버스를 타고 올라가기로 마음을 먹고 시간과 요금을 확인했다.

막내와 함께 탐방 안내소에 가서 등산지도를 받았다. 어떤 코스로 오를까 고민하는데, 시간상 적당한 코스가 주봉코스인 것 같다.
직원이 친절히 여러 코스를 안내해 주는데, 막내를 보더니 아이와 함께 오르려면 주봉코스는 좀 험할 것이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하지만, 우리 막내는 도락산도 올라간 녀석이다~
여러 다른 코스들이 있긴 했지만, 등산도 즐기고, 내려오면서 경치도 감상하기에는 주봉코스가 좋을 것 같았다.
탐방안내소를 나오면서 막내가 이야기한다.
'저 누나가 나 무시했어. 꼭 정상에 오를 거야!' ㅋㅋㅋ

유명한 산은 어디나 그렇듯 등산로 입구로 가는 길은 식당들이 즐비하다. 그래도 국립공원인 탓에 정비는 잘 되어 있어서 어수선하지는 않다.

주왕산도 '대전사'라는 사찰을 끼고 있어서 문화재관람 입장료를 받는다.

봄이다. 주왕산에 명물인 수달래(진달래 비슷하게 생겼습니다.)꽃에서 꿀을 먹는 나비~

주왕산 풍경~ 봉우리가 아주 힘차다~


주봉 코스로 올라가는 주왕산 정상은 좀 가파른 편이다. 길이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렵긴 하다. 그렇다고 악산은 아니다.
막내도 역시 잘 오른다…… 닌텐도가 눈 앞에 보이는 건 아닐지…… ^^


흙 길을 지나고, 정상에 다가갈수록 바위 길로 바뀐다. 위험하지는 않지만 가족 산행인 만큼, 그래도 조심~


드디어 정상~ 가메봉이나 장군봉을 오르는 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장군봉으로 오른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가물가물하다.
가족 사진 한 컷~

간단히 정상 근처에서 김밥을 먹고, 하산 시작!

소나무에 파인 흔적이 있다. 이것은 1960년대 살기 어려워,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하고 벌목을 한 흔적이라고 한다.
1976년에 주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이러한 행위는 중단되었는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한다.
자연이란 것이 훼손하기는 쉬워도, 회복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주봉코스는 제3폭포 아래, 제2폭포 입구쯤으로 내려오게 된다. 의도적으로 그쪽으로 가지 않는 이상 제2, 3폭포는 코스상에서 구경하기 어렵다.
시간이 있으면 다 둘러 보면 좋겠는데, 나도 서울로 올라 가야 하는지라 1폭포만 보기로 하며 하산길을 서두른다
주왕산이 자랑하는 기암괴석을 바탕으로 절경이 펼쳐진다.
제1폭포다.
왜 주왕산이 국립공원인가를 한마디로 설명해 주는 절경이 아닐까?


청학과 백학이 둥지를 짓고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 학소대.

급수대. 신라시대 선덕왕이 죽고, 그 후손이 없어 무열왕의 6대손인 김주원을 왕으로 추대하였는데, 마침 왕도에 멀리 떨어져 있었고, 홍수로 강을 건너 올 수 없게 되자 대신들이 김경신을 왕으로 추대했다. 그래서 김주원은 왕위를 양보하고 주왕산으로 피신하여 대궐을 짓고 살았는데, 산 위에는 샘물이 없어서 이곳에서 물을 퍼 올렸다고 해서 급수대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하산하여, 탐방소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하고, 탐방소 뒤편에 있는 '대구식당'이란 곳으로 갔다.
다른 집과는 달리 손님이 하나도 없었는데, 할머니 한 분께서 손수 운영하고 계셨다.
이분 말씀에 따르면, 자식들 다 출가해서 그냥 하던 일이라서 계속 식당을 운영하는데, 자식 보고 싶으면 그냥 문 닫고 대구로 가신다고 한다.
대량으로 장사를 하시지 않다 보니, 동동주도 직접 만드시고, 반찬도 직접…… 모든 음식을 직접 하신다고 한다.
경상도 특유의 투박한 음식 맛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무뚝뚝하신 줄 알았는데, 서비스도 주시고 무척 정겨운 할머니다.

서울 가는 버스에 오르기 전 막내에게 1만원을 쥐어 주었다.
이제 3만원 모았으니, 13번 만 더 산에 오르면 되겠구나…… ^^;
이 녀석 산악 영재로 키워 볼까? ㅎㅎㅎ.
주왕산~~역시 명불허전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산이다.
그리고, 가족산행을 하기에도 좋은 곳 같고, 주왕산 국립공원 홈페이지(http://juwang.knps.or.kr ) 에서 사전 예약을 하면 다양한 탐방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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